"다른교회 차리겠다" 폭탄선언 뒤 재림한 조용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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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 사회 : 뉴스 : 한겨레

“다른 교회 차리겠다” 폭탄선언 뒤 재림한 조용기 목사

[토요판] 커버스토리/ 저물지 않는 조용기 시대
국민일보 노조도 결국…그에게 졌다

순복음교회 조사특위에선
“조용기 일가 355억 손해 끼쳐”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선
“2000억가량 손해 끼쳐”

3년 전 국민일보 경영권 놓고
조희준-민제 ‘형제의 난’
일가 비리 줄줄이 밝혀져도
교회에선 조사특위 해체
노조 파업도 별 성과 없이 끝나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교회, 세계 최대의 단일교회로 불리는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순복음교회) 54년의 역사는 조용기 원로목사의 가족사이기도 하다.
순복음교회의 시작은 초라했다. 1958년 5월18일 서울 서대문구(지금의 은평구) 대조동의 허름한 집에서 5명의 개신교인이 올린 첫 예배가 순복음교회의 출발이었다. 당시 예배를 이끌었던 두 명은 조용기 목사와 훗날 그의 장모가 되는 최자실 목사였다. 나머지 3명의 교인은 최 목사의 세 자녀인 김성혜·성수·성광 등이었다.
조희준-김성혜 연대에 조민제-노조 맞불
조 목사는 최 목사와 함께 대조동에 천막교회를 건립하며 교회를 키워가기 시작했다. 순복음교회가 본격적인 성장을 거듭한 것은 1973년 8월 교회를 서울 여의도로 옮긴 뒤였다. 여의도에 처음 교회를 세웠을 때만 해도 8000명 수준이었던 순복음교회의 신도 수는 1979년 10월 10만명을 돌파했다. 순복음교회는 1982년 20만 신도를 돌파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교회로 주목받았고, 3년 만인 1985년 12월31일 50만명으로 신도 수를 늘렸다.
순복음교회가 이처럼 짧은 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른바 ‘3박자 구원론’ 등을 내세워 대중을 사로잡은 조용기 목사의 카리스마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방인성 ‘함께 여는 교회’ 목사는 “조 목사는 순복음교회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예수를 잘 믿으면 영혼은 구원을 받고, 하는 일마다 잘되고, 건강도 지켜낼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며 “옳고 그름을 떠나 종교를 통해 부자가 되고 싶다거나 질병을 다스리고자 하는 대중의 요구를 잘 포착해 그들에게 다가간 것”이라고 말했다. 순복음교회에서는 이를 △영혼이 잘되는 축복 △범사에 잘되는 축복 △강건하게 되는 축복의 ‘삼중 축복’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순복음교회 성장의 또다른 배경에는 조 목사의 장모인 최자실 목사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순복음교회 50년사는 “최자실은 신학교 졸업 후 ‘믿음의 어머니’로서 조용기가 목회를 시작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어주고, 평생을 다 바쳐 조용기 목사의 목회사역에 든든한 밑거름이 되어 주었다”고 밝히고 있다.
조 목사가 1958년 서울 변두리의 천막교회로 시작한 순복음교회를 세계 최대의 단일교회로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인물은 장모 등 그의 친인척이었지만, 최근 조 목사와 순복음교회가 맞닥뜨린 위기는 역설적이게도 그의 가족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은 2010년 7월 동생 조민제씨가 사장으로 있던 국민일보를 되찾기 위해 조민제씨의 장인인 노승숙 당시 국민일보 회장에게 사퇴를 종용하면서 ‘형제의 난’을 벌이기 시작했다. 조민제 사장은 이에 맞서려고 국민일보 노동조합과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렸다. 조 사장과 노조가 연합전선을 형성한 것이다. 국민일보는 지면을 통해 조희준 전 회장과 그의 편에 선 조용기 목사의 부인 김성혜씨 관련 비리를 폭로했다. 반면 조 전 회장과 김씨는 김씨의 남동생 김성광 순복음강남교회 담임목사(조용기 목사의 처남) 등과 손잡고 조민제 사장(현 회장)에 대한 고발로 맞섰다.
파업 기자들은 도대체 무엇을 얻었나
조용기 목사의 두 아들이 벌인 형제의 난은 뚜렷한 승자를 가리지 못한 채 끝났지만, 그 후유증은 컸다. 이때 양쪽의 폭로전을 통해 드러난 각종 의혹이 두고두고 조 목사 일가의 발목을 잡았다. 먼저 지난해 9월 순복음교회 장로 26명은 조용기 목사와 조희준 전 회장을 검찰에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이와 별개로 조민제 회장은 2009년 1월 폐기물 소각로 제작업체인 주식회사 경윤하이드로에너지를 인수하면서 떠안게 된 금융권 연대보증 책임을 피하기 위해 회사에 45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배임)로 불구속 기소됐다.
조 목사를 포함한 그의 가족 관련 비리 의혹이 우후죽순처럼 불거지자 순복음교회는 지난해 9월 ‘교회 의혹 진상조사 특별위원회’(조사특위)를 꾸려 실태 파악에 나섰다. 조사특위는 지난달 27일 장로회에 중간조사결과를 보고하며 “장로들이 제기한 비리 의혹 11가지 가운데 가장 중요한 2건에 대해 우선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조 목사 일가로 인한) 교회 손실액이 335억원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조사특위가 조 목사 일가의 비리 의혹을 사실로 확인하자 당사자인 조 목사는 지난 4일 영목회 회동에서 “순복음교회를 떠나 다른 새로운 교회를 시작하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시 영목회 모임에 참석한 회원의 말을 들어보면, 조 목사는 당시 영목회 회원 24명과 함께 골프 모임을 가진 자리에서 “(순복음교회) 안팎으로 다들 나를 너무 힘들게 하는데, 장로들까지 너무 괴롭힌다. 내가 기하성(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을 떠나야 되겠다. 내가 다시 교회를 세운다면 5년 이내에 순복음교회보다 더 큰 교회를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복수의 모임 참석자들 말을 들어보면 조 목사의 발언 뒤 이영훈 순복음교회 담임목사는 “제가 알아서 해결하겠습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목사의 대답은 빈말이 아니었다. <한겨레>의 취재 결과, 이영훈 목사는 지난 10일 조 목사 일가의 혐의를 확인했다고 발표한 조사특위를 전격 해체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복수의 특위 소속 장로는 “일요일 오전 장로회실에 이 목사가 직접 찾아와 ‘조사특위를 해체하겠다’고 말했다. 조 목사 일가의 의혹을 계속 조사하려고 했지만, 위에서 결재권자가 중단하라니 우리도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조사특위는 지난달 27일 중간보고 당시만 해도 “어떤 가시적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의혹사건 조사는 계속될 것”이라며 조 목사 일가의 의혹을 끝까지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순복음교회의 한 장로는 “이 목사가 조사특위를 해체시킨 것은 이 기구가 자신의 비리를 더 캐내는 것을 막으려는 조용기 목사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순복음교회 쪽에서는 “조 원로목사의 대표적 제자인 이 목사 입장에서는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 앞서 원로목사의 지시에 ‘네’ 하고 따르지 않을 수 없다”며 “원로목사께서 26명 장로의 고발건 등에 대해 섭섭함을 나타내는 상황에서 이영훈 목사로서는 ‘본인이 재직하는 한 원로목사님은 모시고 간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기 목사의 교회 내 영향력은 국민일보 파업 과정에서도 일부 드러났다. 지난해 12월23일 국민일보 노동조합은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에 따른 파업을 시작하며 조용기-조민제 부자의 신문 사유화 저지와 편집권 독립 등을 함께 요구했다. 지난 14일 약 6개월간의 파업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국민일보 파업 기자들이 실질적으로 얻어낸 것은 ‘공정보도를 위한 지면평가위원회 가동’이 유일했다. 이 합의라도 의미가 있으려면 사쪽의 실천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국민일보 사쪽은 지난해 10월 노조가 편집국 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편집국장 평가투표 결과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당시 김윤호 편집국장은 편집국 기자 75.2%의 불신임 투표를 받고 사표를 제출했으나, 사쪽이 그의 사표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일보 노사는 2009년 공정보도 보장 장치로 편집국장 불신임제도를 단체협약에 도입한 바 있다.
  “목사님은 8명의 경호원과 차 2대에 나눠타고…”  
 파업이 패배의 흔적만 남긴 것은 아니었다. 국민일보 노동조합은 오히려 패배를 통해 조용기-조민제 부자가 저질러온 국민일보 사유화의 폐해를 극명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장면은 ‘조민제 사장의 회장 승진 사건’이었다. 파업 과정에서 노조는 국민일보 대표이사로 재직중이던 조민제 사장이 미국 국적자라는 사실을 문제 삼았다. 노조는 또 국민일보 법인의 이사진 4명 가운데 조용기 목사와 아들 조민제 사장이 모두 포함된 것은 법인의 이사 중 친족관계에 있는 자가 3분의 1을 넘지 못한다는 신문법 제18조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국민일보의 이사진은 조용기 목사와 조민제 사장, 김성기 편집인, 김규식 사외이사 등 4명이었다.
 조 사장의 대표이사 자격 문제와 친족 중심의 이사진 구성이 문제가 되자 국민일보의 유일주주인 국민문화재단은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이사였던 김성기 편집인을 국민일보 대표이사 사장 겸 발행인으로 선임하고 조 사장은 대신 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조용기 목사도 이사직을 내놓고 명예회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 조상운 노조위원장은 “이번 결정을 통해 국민문화재단은 조용기 목사 일가의 국민일보 사유화를 사실상 인정한 셈”이라며 반발했지만 조용기-조민제 부자는 국민일보 안팎의 따가운 시선에도 동요하지 않았다.
 국민일보 내부와 교계 안팎의 비판에도 조용기 목사가 교회 재산 사유화 논란에 대한 뚜렷한 태도를 밝히지 않자 교회개혁실천연대는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조용기 목사 일가는 (순복음교회의) 교회 의혹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발표 결과를 포함해 교회에 2000억원가량의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에 대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고, 순복음교회와 국민일보 사유화 시도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지난 13일 교회 재산 사유화 관련 의혹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해 조 목사와 조희준씨가 사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으로 찾아갔으나 이들을 만날 수 없었다. 자택 주차장에서 만난 60대 관리인은 “조 목사는 평소에도 8명의 경호원과 함께 차 2대에 나눠 타고 다녀 모르는 사람은 가까이 가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리인은 현재 조 목사가 소유한 4층짜리 빌라에는 아내 김 총장과 조희준씨, 신원을 알 수 없는 세입자가 살고 있으며 “조민제씨는 거의 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순복음교회 관계자도 “조 원로목사 친인척 관련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이라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다만 지금 불거지고 있는 조 목사 친인척 관련 비리의 대부분은 원로목사님 문제가 아니라 그의 가족들 때문에 빚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진 김지훈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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