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각에서 본 '안철수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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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h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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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 글로벌 시각에서 본 '안철수 신드롬'
윤영관 서울대 교수·국제정치학

입력 : 2011.09.07 23:17

국제정치학신자유주의가 전세계에 몰고온 빈부격차와 양극화 심화로 젊은 층 비롯한 중산층까지 불만
기존 정치시스템 해결 능력 한계, 기성 정치인들 살아남으려면 한국적 자본주의 4.0 대안 내놔야



'안철수 신드롬'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비록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안 나간다고 하지만 지지도가 40%를 넘어서는 그의 인기의 정체는 무엇이고, 그와 주변 사람들의 파괴력은 얼마나 될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결코 단순히 지나가는 소나기는 아닌 것 같다. 각국마다 양상은 다르게 나타나지만 현 국제정치경제의 어떤 거대한 흐름과 맥이 닿아 있고, 단지 한국에서는 '안철수 신드롬'이라는 모습으로 표출되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근대 세계사의 전개와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논쟁거리 중 하나가 경제체제를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였다. 아예 시장을 버리고 국가에 모든 것을 맡기겠다는 것이 사회주의였다. 시장을 인정하는 자본주의의 경우는 시장과 국가 역할의 비율을 어떤 방식으로 섞느냐가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1930년대 대공황이 터지자 미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들이 국가 주도로 고용을 창출하고 노동자들의 복지를 보호하는 정책으로 나섰다. 이른바 케인지안 자본주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이를 통해 1960년대 말까지 서구 경제는 고(高)성장을 이루었으나 1970년대에 들어서서 고(高)실업과 고(高)인플레가 동시에 진행되고 성장이 둔화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1970년대의 혼란기를 겪고 1980년대 초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과 영국의 대처 총리가 앞장서서 시장 주도로 바꾼 것이 이른바 신자유주의였다. 시장의 자유를 강조하면서 정부 역할을 줄이고 규제를 풀면서 세계금융시장도 통합시켜 나갔다. 물론 이 과정은 금융자본가들이 주도했는데, 국가 역할이 줄다 보니 노동자들과 소외계층에 대한 보호장치는 약화되고 빈부격차는 심화되었다. 급기야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겪게 되면서 금융자본가들의 탐욕과 도덕적 해이의 실상이 드러나고 위기의 고통을 맨 먼저 몸으로 겪어야 했던 서민층의 분노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기존의 정치시스템들이 경제위기 직후 빈부격차와 양극화를 해소하고 경제를 되살리는 데 능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오랜 민주주의 국가인 영국에서 최근 일어난 폭동, 민주주의 본산인 미국에서 재정적자 감축을 둘러싸고 벌어진 이판사판 정쟁(政爭), 일본 정국의 혼미, 그리스·스페인·터키 등 유럽국 정부들의 무능력 등이 그렇다.

한국도 신자유주의 흐름에 깊숙이 통합되어 왔다. 1990년대 금융자본시장 개방과 IMF 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적 극복과정이 그러했다. 이명박 정부도 시장 자유를 강조하며 대기업 중심의 정책을 펼쳐왔다. 결국 다른 나라들과 비슷하게 빈부격차와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대기업들은 세계 일류 대기업들의 전문화 추세와는 달리 업종을 불문하고 진출해서 잘나가는데 고용창출의 본산이랄 수 있는 중소기업은 쇠락의 길을 걸어왔고, 그러다 보니 청년실업, 비정규직, 등록금 문제가 심각하게 등장했다. 더구나 한국은 서구의 신자유주의는 받아들였으되 복지수준은 그들보다 열악한 형태에 처해 있다. 당연히 젊은층을 비롯해 서민과 중산층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실패는 이런 민심의 흐름과 동떨어진 의제 설정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지금 한국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구조적이고 뿌리가 깊다. 그렇기 때문에 처방도 심각하고 진지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처방을 내놓을 수 있을 만큼의 상상력과 돌파력과 신뢰성을 국민들이 기존 정치권으로부터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들의 심각성과 깊이에 비해 처방은 미온적이고 즉흥적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고 그래서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안철수와 그 주변 사람들이 얼마만큼 획기적 대안을 제시하고 현실정치적 실천능력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국민들은 최소한 그들의 진지성과 도덕적 참신성에 대해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기존의 여·야당은 조직과 축적된 정치적 노하우를 통해 이들을 협공할 것이고 끊임없이 검증하려 할 것이다. 과연 이들이 살아남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다만 기성 정치인들이 이들의 움직임을 "간이 배 밖에 나온" 치기 어린 행동 정도로 치부해도 좋을 것인지 모르겠다. 그보다는 겸손한 자세로 양극화 해소와 사회통합, 그리고 기존 정치시스템의 비효율 문제의 극복 방안은 무엇인지, 한국적 자본주의 4.0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그것만이 기성 정치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살아남을 유일한 돌파구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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